영화 '파묘'가 흥행 몰이 중입니다. 일반적인 평가는 대체로 좋은 가운데 앞으로 얼마나 더 관객이 들지 궁금해집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영화 파묘를 보신 분들을 위해 영화 속 숨은 의미들, 파묘 해석 알고 보면 재밌는 것들을 간단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영화 '파묘'는 ?
영화 '파묘'는 '검은 사제들' '사바하' 등 오컬트 장르 한 우물을 파온 정재현 감독님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입니다. '파묘'는 의뢰를 받아 어느 이름 없는 묘를 파헤치면서 생기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풍수와 무속 등 우리의 민간 신앙에 일본의 음양사 등이 더해져 오컬트 장르의 매력도 살리고 일제 강점이라는 우리의 슬픈 역사도 적절히 녹여 놓은 수작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영화 '파묘'를 보신 분들을 위해 영화 '파묘' 해석 알고 보면 재밌는 것들을 간단하게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지금부터 내용은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의 이름
영화 '파묘' 속 중심인물 넷은 지관 김상덕(최민식), 장의사 고영근(유해진), 무당 이화림(김고은)과 그의 조수 봉길(이도현)입니다. 상덕, 영근, 화림이라는 이름은 아무리 들어도 뭐가 떠오르진 않지만, 봉길은 어떻습니까? 봉길도 이름만 들어선 모르시겠지요?
영화 후반부 '정령'에게 빙의된 '봉길'을 위해 김고은 등의 무당이 '도깨비 놀음'을 하며 빙의된 혼의 정체를 탐문하는데요 그때 봉길을 '윤'서방, 혹은 '윤' 씨라고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제서야 봉길이 윤봉길임이 드러나게 됩니다. 맞습니다. 독립운동가 윤봉길, 앞서 밝힌 김상덕, 고영근, 이화림 역시 독립운동가들의 실명이고요 이화림(김고은)의 동료 무당인 오광심과 박자혜 역시 실제 독립운동가들의 존함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 친일파의 후손들인 '파묘' 의뢰인들의 이름도 의미가 있습니다. 의뢰인 박지용의 어머니 이름은 배정자로 여성 친일파의 이름이고요,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는 박지용의 부, 박종순의 이름은 을사오적 중 하나인 '박제순'에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이름을 통해 이들 집안이 친일파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지요 또 극중 배정자가 마시는 위스키 역시 일본산 히비키라고 합니다. 디테일이 살아 있습니다.
주인공들의 차량 번호
독립운동가와 친일파의 인물 구도는 영화의 주요 흐름과 맥을 같이 하는데요 그런 맥락에서 주인공들이 타고 다니는 차량 번호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마 이부분은 놓치신 분들이 많을텐데요 이화림의 차는 0301(삼일절), 김상덕의 차량 번호는 0815(광복절)입니다. 장의사 고영근이 모는 영구차(리무진)의 번호는 1945, 우리나라가 해방한 년도입니다.
여우, 키츠네, 기순애
박지용의 조부는 어마무시한 친일파로 그 덕에 후손들도 엄청난 부를 누리고 삽니다. 그런 조부가 죽었을 때 일본인 스님인 '기순애'가 명당이라며 지금의 묫자리를 봐주었는데요 사실 그것은 묫자리에 먼저 묻은 비밀을 감추기 위함이었습니다. 특히한 법명인 '기순애'는 일본어로 여우를 뜻하는 키츠네를 연상하게 합니다.
실제로 여우는 매장한 봉분(묘지)와 상극이라고 전해지는데요 이는 여우가 굴을 파는 습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여우가 굴을 파고 인골을 먹는다는 설이 있어, 여우가 살아갈 만한 곳에 묘를 두는 것을 피한다고 합니다. 물론 오늘날 한반도 자연에서 서식하는 여우는 없긴 합니다.
은어와 참외 그리고 투구
영화 '파묘'에는 우리 전통 무속뿐만 아니라 일본 음양사 문화도 많이 나오는데요. 일본에서 음양오행을 설파하며 역술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음양사로 불렀습니다.(이를 소재로 한 일본 만화 등도 많이 있습니다.) 일본의 역사 속에는 이런 음양사들을 가까이 두고 전쟁을 치르거나 정치를 하거나 했다는데요 이들의 주된 역할 중 하나는 상대에게 저주를 거는 것이라고 합니다.
영화의 궁극의 빌런인 '쇠말뚝' 다이묘는 임진왜란 등에 참전한 여러 일본 장수 들을 모티프로 한 것인데요.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장면에서 인간이 아닌 부하인척하는 화림에게 은어와 참외를 준비되었나교 묻습니다. 왜 하필 은어와 참외인지 궁금하신 분들 있으셨을텐데요
저도 찾아보니 세부 해설은 좀 다르지만 질문의 의도는 아군인지 적군인지 즉, 장군인 정령이 화림이 진짜 자신의 부하인줄 시험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즉 은어는 일본에서 흔히 먹는 생선이고 '참외'는 일본에서 구하기 힘든 음식(혹은 자신의 부대에서는 안 먹는 과일)이라 만약 화림이 은어와 참외 둘 다 준비했다고 하면 답이 잘못되었던 것이지요
물론 정재현 감독은 여러 인터뷰에서 '은어'와 '참외'는 즐겨보던 만화 '음양사'에 자주 언급되어 차용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정령의 투구에 지네 장식이 있는데요 이는 뒤로 가지 않는 지네처럼 전투에서 전진만 할 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첩장은 실제로 하는가?
파묘 속 기괴한 장면 중 하나는 첩장된 세로로 된 관을 발견하는 장면일 것입니다. 이를 보며 첩장이라는 것을 처음 들어보신 분들 많을텐데요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첩장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명당이라고 알려진 묘에 자신들의 가족을 몰래 묻는 것인데요 영화에서처럼 '악지'에 묻는 첩장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 밖에 사소한 것들
영화 속 '파묘' 후 인부는 뒷정리를 하다가 머리쪽에 여자 얼굴을 한 기이한 뱀을 발견하고 죽이는데요 이는 일본에서 실제로 전해져 내려오는 요괴 '누레온나'라고 합니다.
또 영화 속 할아버지 혼이 빠져나가 미국의 갓난아기가 위험에 빠지는데요 이때 외국인 간병인이 아기를 안고 자장가를 불러줍니다. 바로 ROCK a bye baby인데요 달콤한 멜로디와 달리 가사 내용이 무섭습니다.
바람이 불면 요람이 흔들리고, 나뭇가지가 부러지면 요람도 아기도 떨어진다.
이는 아기에게 닥칠 위험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파묘'하며 펼쳐지는 '대살굿'은 원래 명칭이 '타살굿'으로 황해도 지방에서 행해진 동물을 죽여서 신에게 바치는 굿이라고 합니다.
이상 영화 '파묘' 해석 알고 보면 재밌는 것들이 나온다였습니다. 영화 보고 간단하게 읽어 보시면서 영화의 재미를 좀 더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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