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공개된 영화 '놉(NOPE)'
조던필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영화 ‘놉(nope)' 보셨나요? 전작 ‘겟 아웃(Get out)’ ‘ 어스(US)’를 통해 미스터리 하고 흥미로운 공포영화에 일가견 있음을 보여주었는데요 이번 ‘놉’에서도 조던 필 감독의 장기가 유감없이 드러납니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 계속되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영화 ‘놉’에 담긴 의미들을 ㄱ~ㅎ까지의 키워드로 나누어 지극히 주관적으로 해석에 보겠습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만 읽어 보세요.
ㄱ~ㅎ으로 알아보는 '놉' 리뷰 해석
ㄱ. 고디가 돌아왔다.
영화에서 스티븐 연이 연기한 주프는 아역 스타 출신으로 자신이 어릴적 인기를 끌었던 카우보이 캐릭터를 활용한 테마파크를 운영합니다. 승승장구하던 주프는 기세를 몰아 침팬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고디가 돌아왔다’라는 시트콤에 캐스팅되고 이 시리즈도 인기를 끕니다. 그런데 시즌2 침팬지 ‘고디’의 생일 파티 에피소드를 촬영하다가 고디역을 맡은 침팬지의 갑작스러운 폭주로 부모역할의 배우는 죽고, 누나의 역의 배우는 얼굴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목숨만 겨우 건집니다. 주프는 출연 배우 중 큰 부상 없이 유일하게 살아남지만 그날 이후 아역스타 주프는 사라지게 됩니다. 침팬지 고디의 알 수 없는 폭주는 영화 속 외계 생명체와 대응됩니다. 인간과 침팬지의 경계, 외계 생명체와 지구인의 경계. 경계를 넘어설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 누구도 함부로 예측하거나 안심할 수 없습니다.
ㄴ. 나쁜 기적
하늘에 괴생명체로 인한 기이한 현상이 벌어질 때 OJ는 동생에게 ‘나쁜 기적’이란 말이 있을까 묻습니다. ‘나쁘다’ ‘기적’ 서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입니다. 그러나 ‘기적’이 기이한 일 혹은 비일상적인 일이라면 하늘의 존재는 ‘기적’이라 불릴만 합니다. ‘하늘의 존재’를 이용해 ‘서프라이즈 쇼’를 기획한 ‘주프’나 하늘의 존재를 UFO라고 확신하고 영상을 찍으려는 사람들에겐 ‘하늘의 존재’는 분명 기적일 것입니다. 에매랄드 역시 그 영상을 찍어 유명세와 부를 얻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실상은 땅의 생명체를 잡아먹는 파괴자일 뿐입니다. 그것이 훑고 지나간 땅엔 비극만이 남습니다. 그야말로 ‘나쁜 기적’입니다.
ㄷ. 동물 조련사
OJ는 말 조련하여 할리우드 영화 광고 등에 출연시키는 일을 합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침체되어 있지만 말과 소통하는 즉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와 소통하는 일에 자신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OJ 하늘의 존재 괴생명체의 습성을 가장 먼저 파악해 여동생 등에게 알린 것이 바로 OJ입니다. 다른 종에 대해 자신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주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늘의 존재’를 인식한 그는 하늘의 존재를 조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야심 차게 서프라이즈 쇼를 기획하고 공연에 올립니다. 그러나 주프는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했고 결국 비극적 최후를 맞습니다. 주프와 OJ 둘 다 하늘의 존재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OJ는 대상의 속성을 이용했지만 그를 길들일 수 있을 거란 거만한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ㄹ(룩 look)
‘놉’에서는 본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기이한 ‘일’을 봅니다. 지나가다가 교통사고가 나면 차가 밀립니다. 교통사고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고 현장을 ‘보려고’ 서행하는 차량들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늘의 존재’를 보려는 사람들의 욕망은 스스로를 하늘의 존재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합니다. ‘하늘의 존재’ 괴생명체를 찍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힌 촬영 감독의 최후를 여러분은 기억하실 겁니다. ‘기이한 일’ 현실에서 여러 가십들 단순히 보는 사람들이 그 문제를 해결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정확하지 않는 사실들이 ‘보는’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퍼져갑니다.
영화는 역설적으로 ‘보지 말 것’을 말하는 듯합니다.
ㅁ. 미확인 비행물
하늘 속 멈춰있는 구름을 다들 처음엔 UFO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찍기위해 노력하거나 그걸 이용하기 위해 쇼를 기획합니다. 그러나 ‘미확인’에 대한 사람들의 지나친 확신은 재앙을 일으킵니다.
ㅂ. 바다
이 영화는 하늘에 괴생명체가 중심입니다. 바다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평들을 보니 하늘을 바다로 대체해도 이 영화의 사건과 구조가 연결된다고 합니다. 망망대해에 떠 있는 두 배(목장과 테마파크) 그리고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바다 생명체의 존재. 어떤 이는 놉의 포스터를 스필버그의 ‘죠스’와 비교하기도 합니다. 굉장히 비슷합니다.
ㅅ, ㅇ, ㅈ 생명체 / 외계 / 종의 경계
하늘에서 움직이지 않는 구름을 본 사람들은 처음엔 UFO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의 실체는 지상의 생명을 빨아들여 먹어치우는 괴생명체였습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알 수 없는 ‘외계 생명체’ UFO’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을 영화는 가볍게 뒤집습니다.
인간과 동물, 지구와 외계인 이들은 분명 다른 종입니다. 인간 속에서도 인종, 계층 등으로 경계를 나뉩니다. 종의 경계를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인 소통이나 배척을 한다면 그 끝엔 비극뿐입니다. 이런 경계 속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상대를 안다고 여기는 ‘과신’이 아니라 상대의 존재에 대한 ‘이해’입니다.
ㅊ 촬영
본다는 욕망의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촬영’입니다. 영화의 절정, 외계 생명체를 담으려는 촬영감독과 TMZ 사람들은 자신의 몸이 타들어가도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부나방 같습니다. 지나친 욕망은 자신을 파괴합니다.
ㅋ. 크기
괴생명체의 크기는 넓은 목장과 테마파크의 대부분에 그림자를 드리울 정도입니다. 괴생명체는 허기질 때마다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 움직이고 빨아들입니다. 입맛은 까다롭지 않습니다. 생명체의 종을 가리지 않습니다. 다행인 것은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줄로 된 것 길쭉한 것은 잘 소화하지 못합니다.
ㅌ. 텔레비전과 미디어
오늘날 기이한 것을 가장 반기는 자들은 누구일까요? 아마 미디어일 것입니다. 기이한 일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고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는 곳에는 돈이 있습니다. 미디어는 기이한의 일의 성격을 가리지 않습니다. 때론 속도만 중시해서 진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간과합니다.
영화에서 말하는 ‘나쁜 기적’을 제일 좋아하는 존재는 바로 미디어일 것입니다.
ㅍ. 파괴자
괴생명체는 주기적으로 지상의 것들을 빨아들이고 파괴합니다. 하지만 인간들은 이 파괴를 막을 생각보다 ‘하늘의 존재’ 즉 괴생명체를 어떻게 이용할 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이런 인간들의 욕망이 지상의 파괴를 더 크게 만듭니다.
ㅎ. 하늘
하늘은 우리 곁에서 늘 볼 수 있지만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하늘은 곧 세상입니다. 우리는 어느 순간 세상에 대해 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오산입니다. 하늘과 세상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늘에 드러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이상 영화 '놉'에 대해 한글 자음 순으로 리뷰와 해석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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