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히로카즈의 영화 ‘괴물’ 아시나요? 영화 괴물은 2023년 칸 영화제 각본상(사카모토 유지) 수상작이자 고인이된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을 담당한 작품입니다. 지난 29일 개봉하자마자 일본 실사 영화 첫날 관객동원 기록을 세우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괴물’은 어떤 영화인지 간단한 줄거리와 주관적인 후기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영화 괴물 간단 정보
'괴물'(Monster.2023)
장르 : 드라마 / 미스터리
감독 / 편집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각본 : 사카모토 유지
음악 : 사카모토 류이치
수상 : 2023년 칸 영화제 각본상
러닝타임 : 126분
영화 괴물 간단 줄거리
무기노 사오리’는 남편이 죽은 뒤 초등학생 아들(무기노 미나토)과 생활하는 싱글맘입니다. 마을 유흥가 건물에서 큰불이 난 뒤부터 사오리는 아들 미나토의 행동에서 이상함을 느낍니다.
러던 어느날 사오리가 일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당연히 집에 있어야할 미나토가 보이질 않습니다. 놀란 사오리는 미나토를 찾아 나서고 여기저기 헤맨 끝에 버려진 터널에서 미나토를 발견합니다. 그뒤로 미나토가 들려주는 놀라운 이야기. 사오리는 용기를 내어 학교에 찾아 갑니다.
사오리는 교장선생님과 면담을 하며 미나토의 담인인 호리 선생님이 미나토를 학대했다고 항의합니다. 그러나 화가난 사오리와는 달리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학교의 반응은 지극히 사무적이고 건조합니다. 몇 번의 항의 방문끝에담임인 호리 선생님의 사과를 받지만 사오리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사오리는 학교측에 미온적인 반응에 더 강하게 항의하고 이에 호리 선생님은 미나토가 같은 반 친구인 요리를 괴롭힌다며 맞섭니다.
사오리는 요리를 찾아가 만나고 미나토가 요리를 괴롭히지 않았다는 증언까지 받아내며 호리 선생님과 학교를 압박합니다. 결국 호리 선생님의 공개적인 사과와 퇴직으로 사건이 일단락 되는 듯합니다. 그런데 ... ...
괴물’ 후기 괴물은 누구인가?(약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괴물’은 세 명(그룹)의 시선을 교차하여 하나의 사건을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시작은 무기노 사오리, 무기노 미나토의 모자입니다. 사오리의 시선에서 학교는 은연중에 아이들을 방치하고 학대하는 공간입니다.
학교 측의 사무적인 반응, 형식적인 사과는 사오리를 더 분노하게 하고 더불어 사오리의 학교에 대한 시선에 확신을 줍니다. 사오리는 상처받은 아들을 안아주고 아들이 다시 일상을 회복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역할에 충실합니다.
그런데 사오리가 사건을 다 해결했다고 생각할 때, 사건은 이면을 드러냅니다. 호리 선생님의 시선으로 말입니다. 호리 선생님은 사오리가 생각하는 파렴치한 학대범이 아닙니다. 호리는 책이나 기사에서 오탈자를 보면 출판사 등에 제보하는 것이 취미인, 평범한 교사입니다
오히려 호리는 좋은 선생님입니다. 그러나 대단한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직업적으로 최선을 다하지만 그 이상을 더 하지는 않습니다. 철자를 고치고 오탈자를 찾듯, 아이들에게도 선생님으로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나 ‘거짓된 소문’을 바로 잡는 일과 같은 한 걸음 더 다가거나 이면을 들추는 일에는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호리는 우발적인 사고로 미나토를 학대한 선생님이 되고 끝내 결백을 밝히지 못한 채 공개 사과까지 한 뒤 학교를 떠나게 됩니다. 일련의 사건들 속에 호리는 미나토가 요리를 괴롭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확신을 확인하고자 다시 학교를 찾아 왔다가 미나토와 마주친 뒤, 집에서 짐을 정리하다가 요리와 미나토가 낸 작문 과제를 발견하고 뭔가 깨닫습니다.
미나토와 요리는 같은 반입니다. 요리는 반에서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입니다. 미나토는 요리와 조금씩 가까워질 때마다 더 나아가지 못하고 멈춥니다. 미나토는 요리가 당하는 일들이 안타깝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합니다.
미나토가 갑자기 스스로 머리를 자르고 교실에서 아이들의 소지품을 복도로 던지고 저녁 늦게까지 터널을 헤맨 것은 모두 요리와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미나토가 느낀 내적 갈등이 행동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그러나 엄마도 선생님도 그 누구도 미나토의 마음, 요리의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아니 겉으로 드러난 것만 가지고 판단하고 그 판단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할 뿐입니다. 한 걸음 더 다가가 이면을 들여다 보는 노력을 하는 어른은 없습니다.
미나토나 요리에 대한 어른들의 반응은, 세 가지 시선을 이어주는 ‘화재’에 대한 반응과 닮아 있습니다. 화재를 보며 불을 끄는데 관심을 보이지만 화재 원인은 누구도 들여다 보려 하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원인을 안 다고 확신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영화는 세 인물(군)의 시선을 옮겨 가면서 관객에게 누가 괴물인지 묻는 듯합니다. 처음에는 학생을 학대한 선생님과 건조한 학교 시스템이 괴물 같아 보입니다. 다음에는 연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괴물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나토와 요리의 진짜 이야기를 비로소 마주한 다음에는 그 질문은 ‘우리’를 향합니다.
누가 괴물인가?
그 순간 학창시절 배운 최승호 시인의 ‘북어’라는 시구절이 떠오릅니다.
북어들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 거봐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부르짖던 그 시의 마지막 구절이 미나토와 요리의 아지트, 낡은 기차를 너머 눈부신 빛이 보일 때 그 빛 사이에서
이런 소리가 들립니다.
너도 괴물이지 너도 괴물이지 너도 괴물이지
이상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 간단 줄거리와 주관적인 후기, '누가 괴물인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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