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 폴란드의 한 도시. 독일 장교 루돌프는 이곳 수용소 소장으로 복무하며 가족과 함께 관사에서 행복한 일상을 보냅니다. 다섯 아이들, 아내가 가꾼 꽃이 만발한 정원. 그런데 이들의 일상을 계속 볼수록 마음 한쪽이 무겁고 서늘해집니다.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 이야기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뜻, 후기 이 영화의 ‘인터레스트’한 점 셋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서늘한 이유?
어두운 화면, 알 수 없는 기괴한 소리가 한동안 이어집니다.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시작부터 남다릅니다. 이어서 루돌프 가족의 피크닉 장면, 생일 축하 선물을 주고 받는 아침. 그 사이사이 영화 시작부분에서 들렸던 기괴한 포성, 비명소리 등 불편한 소리가 간헐적으로 이어집니다.
루돌프 회스가 소장으로 있는 곳은 폴란드 '아우슈비츠'입니다. 그렇습니다. 많은 유대인들이 가스실에서 고통스럽게 학살된 바로 그곳입니다. 이제 이 영화가 볼수록 마음이 무겁고 서늘한 이유를 짐작하실겁니다. 그런데 영화는 유대인들의 고통과 독일군의 만행을 정면으로 보여주진 않습니다.
영화에는 루돌프에 생일 맞아 카누를 선물하고, 동료 가족끼리 근처 강으로 피크닉 가고 갓난 아이에게 꽃 이름을 알려주는 평화로운 일상이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끊임없이 ‘소리’가 이어집니다. 멀리서 끊길듯 총성, 비명이 이어집니다. 배경에 보이는 굴뚝에는 검은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 관객들은 분명 ‘행복한’ 가족의 일상을 보고 있지만 계속 되는 소리와 상황에 대한 암시로 관객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서늘함, 긴장은 점점 고조됩니다.
그런 점에서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영화를 본다는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줍니다. 영화를 보는 것은 ‘스크린에 펼쳐지는 사건’을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 는 보이지 않는 것을 적극 활용하여 영화의 의미를 확장합니다. 영화는 눈앞에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세상의 많은 일이 그렇듯이 말입니다.
이 영화의 인터레스트한 점 하나, 사운드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바로 ‘사운드’입니다.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사건과 무관하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운드는 이곳이 어디인지 환기합니다.
그리고 이 가족이 이곳 아우슈비츠에 자신들만의 스위트 홈을 가꾸는 사이, 수없이 많은 유대인들이 죽어가는 참혹한 현실은 배경의 ‘사운드’로 이어집니다. 이 둘 사이의 부조화를 통해 이 영화는 ‘홀로코스트’의 참혹함을 전합니다.
이 영화의 인터레스트한 점 둘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뜻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 Zone of interest)의 의미도 흥미롭습니다. 이 제목은 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아우슈비츠와 그 주변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여기서 영어(interest)에 해당하는 독일어(interesse)는 ‘관심’ ‘흥미’라는 의미보다는 ‘금전적 이득’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실제 독일군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주변 농지를 폴란드인들에게서 몰수하고 포로들에게 농사를 짓게 하여 금전적 이득을 얻었다고 합니다. 또 아우슈비츠에 살면서 홀로코스트와 무관하게 자신들만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루돌프 가족들의 모습에서도 제목의 의미가 오버랩됩니다.
이 영화의 인터레스트한 점 셋, 독특한 촬영방식
이 영화는 루돌프 가족의 일상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일정 거리를 두면서도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마치 진짜 가족의 일상을 찍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는 독특한 촬영방식 때문이기도 한데요,
이 영화는 각 세트 안에 여러 대의 초소형 카메라를 두고 스태프들은 모두 자리를 비운 채 그 공간에 배우들만 남아 연기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배우들은 자연스럽게 연기를 이어갈 수 있었고 그 결과가 영화에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 감독, 주요 수상 이력, 평점
이 영화는 뮤직 비디오 감독으로 명성을 얻고 장편 영화 경력을 이언온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이 ‘언더 더 스킨(2014)’ 이후 약 십 여 년만에 연출한 작품입니다. 지난 76회 칸 영화제 그랑프리, 77회 영국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외국어 영화상 음향상 / 96회 장편국제영화상, 음향상을 수상했습니다.
평론가들의 평도 호평일색으로 이동진 평론가는 ‘이미 다 소화해버린 악에 대하여 , 체온으로만 볼 수 있는 선에 관하여’라는 평가 함께 별점 만점을 주었고 평소 별점이 짜기로 유명한 박평식 평론가는 ‘고요한 잔악, 절멸의 사운드’이라며 별 넷(9점)을 주며 극찬했습니다.
이상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 뜻, 후기 이 영화의 인터레스트한 점 셋 정리해드렸습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영화를 보고 싶으시디면 이 영화 강추드립니다. 사운드가 중요한 영화이니 반드시 극장에서 보셔야 이 영화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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